흑사병은 중세 유럽에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입힌 최악의 전염병으로 당시 유럽은 이 전염병 때문에 인구의 3/1이 줄었다고 한다.
2010년-2015년 사이에 흑사병 환자가 중국에서 발생하였고 같은 기간 전 세계적으로 3200명의 흑사병 환자가 발생하여 580명
이 숨졌으니 흑사병을 역사속의 전염병으로만 볼 수 없다.
흑사병을 일으키는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은 원래 토양속에서 서식하는 세균으로 운동성은 없으나 조건에 따라 변형하기 쉬운
세균이다.
이 세균은 간혹 쥐나 비버같은 설치류를 감염시키는데,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도 감염된 설치류의 피를 빨아 감염이 된다.
벼룩은 야생 쥐에서 인간의 거주지에 서식하는 집쥐나 곰쥐로 옮겨 기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감염된 벼룩은 집쥐나 곰쥐에게 페스
트균을 감염시키고, 감염된 벼룩과 쥐들이 사람들 주변에 살다가 사람이 감염된 벼룩에게 물리거나 감염된 쥐의 분뇨나 체액 등을
통해서 페스트균에 감염이 된다.
흑사병은 사람간 사이에서도 전염이 일어나는데 페스트균에 감염된 환자가 기침등을 통해 비말을 공기중에 분출하는데, 그 비말
속에 있던 페스트균이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흑사병은 림프절 흑사병, 폐 흑사병, 패혈성 흑사병을 나뉘는데 그중 림프절 흑사병이 가장 흔히 발생하며 사람 간에 직접 전염을
일으키지 않고 벼룩을 매개로 전파된다.
벼룩은 주로 사람의 다리나 팔을 물기 때문에 페스트균이 사람의 사타구니나 겨드랑이의 림프절로 들어간다. 따라서 림프절이 부어
오른 멍울인 가래톳이 생기는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2-6일 정도의 잠복기를 걸쳐 오한과 38도 이상의 발열,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이런 증상이 발생
한 후 24시간 이내에 림프절 부위가 붓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에 폐 흑사병은 감염된 환자나 동물의 기침이나 비말, 배설물 등에 있던 페스트균이 직접 다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
갔을 때 발병한다.
잠복기는 대개 3-5일이며 갑자기 발열과 오한, 두통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환자의
가래에는 페스트균이 다량 들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폐혈성 흑사병은 페스트균이 혈액에 침투했을 때 발병하는데, 몸 말단부가 검은빛으로 썩는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상은 환자에게서
쉽게 관찰되기 때문에 페스트균에 감염된 질병을 흑사병(black death)라 부르게 되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전염병들 중에서 흑사병은 가장 빠른 시간에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그 전염속도도 매우 빠르다.
흑사병이 한 도시를 휩쓸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다가 도시 인구가 줄어들어야만 유행이 멈췄다. 인구가 줄어 페스트균이 감염
시킬 다음 인간 숙주를 만날 기회가 적어졌고 살아남은 인간들도 페스트균에 면역력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흑사병이 유행할 확률은 적다. 과거처럼 쥐들과 인간이 섞여 불결한 환경에서 살지 않기도 하거니와 만약 흑사병에
걸린다고 하더라도 페스트균에 대항할 수 있는 항생제가 있기 때문이다.
겐타마이신, 스트랩도마이신 등 페스트균을 효과적으로 죽이는 다양한 항생제가 개발되어 있으나 항생제 치료도 발병초기에 시작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병진단은 중요하다.